기사입력 2021/09/23
[정현규 바이오플러스 대표 “기존 HA플랫폼 기반 사업에 생물학 제제 치료제 시장 진출”
27일 코스닥 시장 상장…공모주 청약 경쟁률 ‘1206.63:1′ 흥행
생물학 제제 생산단지 내년 착공…2023년 GMP 허가 완료 목표]
▲정현규 바이오플러스 대표./사진=머니투데이
히알루론산(HA) 필러 분야 조용한 강자로 꼽히던 바이오플러스가 증시 상장을 통해 치료제까지 아우르는 바이오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한다.
23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바이오플러스 서울비즈니스센터에서 만난 정현규 바이오플러스 대표는 “현재 회사가 생체물질 가공 전문기업으로만 인식되고 있는데 향후 당뇨·비만치료제와 개량형 보툴리눔 톡신, 바이러스치료제 등 생물학 제제 분야까지 아우르는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달 27일 코스닥 시장 상장을 앞둔 바이오플러스는 2003년 설립돼 히알루론산 필러와 유착방지제 등 생체물질 분야를 주력 사업으로 하는 기업이다. 설립 초기부터 해외시장을 겨냥한 전략을 통해 지난해 매출액 243억원, 영업이익 12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최근 5년간 연 평균 79%의 증가율을 보이며 급성장하고 있다.
2018년 36%에서 지난해 50.6%를 기록한 영업이익률은 올해 55%까지 치솟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장 이후에도 마땅한 매출 기반 없이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의 잠재력에만 기대는 다른 바이오 기업들과의 비교에서 두드러지는 부분이다. 이런 강점은 이달 13~14일 진행된 공모주 청약에서 1206.63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로 나타났다.
정현규 대표는 “기술력과 제품은 물론 매출 흐름이 이어지는 등 충분한 준비가 된 상태에서 상장한 것이 배경이 됐다”고 말했다.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의 85%가 필러로 구성된 바이오플러스의 강점은 원천 플랫폼 기술인 ‘MDM 테크’로 꼽힌다. 가공에 특화된 기술답게 체내 주입해 그 형태를 유지시켜 안전성과 지속성, 점탄성 등을 끌어올렸다. 모양은 유지하면서 시간이 지난 뒤 100% 체내에서 안전하게 분해돼 갈더마와 엘러간, 휴젤, LG화학 등의 경쟁사들과의 기술 차별성을 갖췄다. 필러를 넘어 생체물질 전반을 가공하는 원천기술로 발전시켜 생체유방과 생체연골대체제 등의 신제품 개발도 진행 중이다.
해당 기술의 아이디어와 명칭을 내놓은 정 대표는 상장으로 확보된 자금을 통해 회사를 생체재료 중심 기업에서 치료제까지 개발하는 종합 바이오기업으로 발돋움을 준비 중이다. 기존 중심축을 담당하던 생체물질 분야에선 주력 분야인 필러 매출 외형은 확장하면서 비중은 유착방지제, 주사형 화장품, 관절조직수복제 등과 균형을 맞추고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생물학제제 분야 역시 또 하나의 중심축으로 가져간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는 “바이러스 치료제의 경우 주력인 대상포진 분야에서 의미있는 기술이 확보된 상태며, 현안으로 꼽히는 코로나19 치료제 역시 공동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생물학 제제 사업 본격화를 위한 전초기지 구축도 진행 중이다. 1만평 이상의 생산단지 부지 계약을 연내 완료한 뒤 내년 1분기 착공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2023년 말에는 GMP 허가 등의 절차까지 완료한다는 목표다. 앞서 정 대표가 언급한 생물학 제제 분야 생산시설이 들어서는 단지는 자체 품목은 물론, 국내 바이오벤처들의 파이프라인을 위탁생산하는 CMO 사업에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는 “총 2000억원 수준이 투자되는 생산단지에 이번 공모를 통해 확보된 자금 450억원에 보유현금 200억원 등 우선적으로 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신사업이 생산단지 구축에 발맞춰 진행되는 만큼 일부 품목들은 2024년부터 상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미용시장에서 ‘기회의 땅’으로 꼽히는 중국의 사업성도 주목하고 있다. 이를 겨냥해 하이난 자유무역항 개발 사업에 참가한 바이오플러스는 현지 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미용성형병원 프랜차이즈화를 통해 필러와 에스테틱, 치료용 생체재료 사업을 준비 중이다. 자유무역항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살려 중국은 물론 태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의 신흥국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다양한 영역 진출을 두고 우려의 시선도 있지만 갑작스러운 진출이 아닌 충분한 준비가 뒷받침 된 행보고, 외형이 커진다고 해도 영업이익률 50% 이상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시장성을 보유한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방침은 명확하다”라며 “바이오벤처였던 모더나도 확실한 아이템을 통해 성장한 것처럼 실력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바이오그룹이 되겠다”라고 덧붙였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